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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밋첨입니다!

 

오늘은 리디셀렉트로 읽은 책 "서울의 3년 이하 퇴사자의 가게들"을 리뷰해보겠습니다. 저는 예전에도 브로드컬리의 책들을 즐겨읽고 특히 독립서점 관련 책들을 블로그 리뷰를 남기기도 했었는데요, 이번에는 일반 가게들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는 책이라 순식간에,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책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책 팔아서 먹고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리뷰 ★★★

왜 이 책을 골랐나요? 앞서 리뷰한 책과 마찬가지로, 브로드컬리가 출간한 독립서점 이야기다. 책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솔직히 책이 정말 팔릴 거라 생각했나?"의 연장선상에서 이 책을 읽었다. 읽으면서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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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솔직히 책이 정말 팔릴 거라 생각했나?" 리뷰 ★★★☆

왜 이 책을 골랐나요? 이 책을 알게 된 건 1년 전쯤이다. 서울의 웬만한 독립서점들을 가면 항상 눈에 띄게 매대를 차지하고 있는 책이어서, 읽진 않아도 늘 관심을 갖고 있었던 책이었다. 무엇보다 제목이 독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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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을 읽으면서는, 특히 이러한 가게들을 차리는 데에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들었는지, 그리고 가게를 운영하는 데에 어느 정도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지 등 숫자적인 요소들을 메모하면서 읽었습니다. 창업은 현실이고, 현실은 숫자로서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코로나로 더 힘든 시기를 보내실 것 같아 걱정이 많이 되는 요즘이네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방문하고 싶어지는 가게들이었습니다.

 


1) 진저키친 김지은 대표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에서 2018년 11월부터 식당 영업을 시작했다. 식당 오픈 전에는 약 10년간 디자이너로 일했다.

 

 

식당 오픈에 비용은 얼마 정도 필요했나?

권리금이 2천만원, 10평 내외 공간의 인테리어와 주방 설비 2천만원, 에어컨을 포함한 가구와 조리 도구, 접시 등 2천만원, 건물 보증금 5백만원, 기타 이런저런 작은 비용까지 합치면 7천만원 정도 들어갔다.

 

식당의 매출 구조는?

식사 85%, 주류가 10%, 기타 음료 5% 정도. 재료값 기준 수익률은 식사 60% 내외, 주류 70% 정도.

 

식당의 비용 구조는?

월세와 재료비가 있겠고, 공과금 30만원, 경비 업체 보안 및 화재보험 10만원, 새로운 메뉴에 어울리는 그릇이나 깨진 그릇 보충에 10만원쯤, 그리고 기타 잡다한 비용이 10만원 정도 들어간다.

 

퇴사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퇴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과감히 퇴사하길 감히 권해본다. 본인의 행복과 불행은,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알 거다. 스스로 불행을 느낀다면 끈기를 따져가며 버틸 필요가 있을까? 누구를 위한 끈기일까? 그리고 한마디 덧붙인다면, 퇴사 후에 무슨 일을 할지에 대해서는 머릿속으로만 계획하기보다, 일단 부딪쳐 경험해 보길 권하고 싶다. 직접 겪어보지 않은 일엔 환상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 환상이 현실로 닥쳐올 때, 즐거움이 될지 괴로움이 될지는 스스로 경험해봐야만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엠프티폴더스 김소정 대표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에서 2018년 5월부터 서점 영업을 시작했다. 서점 오픈 전에는 대기업 계열 문화공간 운영사에서 약 5년간 근무했다.

 

동네를 선택한 기준은?

최저가 월세가 가장 우선순위였다. 그중에서도 연고가 있는 연신내와 서울대입구 쪽을 살폈다.

 

월세가 얼마쯤 되나?

넓이는 5평쯤 되고, 월세 45만원이다.

 

서점 오픈 비용은 얼마 정도 들었는지?

건물 보증금 5백만원, 권리금이 4백만원, 책장과 책상 등 가구에 3백만원, 냉장고와 노트북 등 전자제품 2백만원, 인테리어 자재비가 1백만원쯤 들었다. 이상 초기 비용이 1천5백만원 정도. 그리고 1년 치 임차료를 쌓아 둔 5백만원짜리 월세 통장이 있었다.

 

인테리어를 직접 했나?

조명, 타일, 벽지, 페인트, 모두 직접 시공했다. 타일은 스티커 제품을 써서 최대한 간단히 해결했다.

 

서점의 비용 구조는?

월세 45만원, 전기와 수도 등 공과금 약 5만원, 정수기와 제빙기 렌트 2만5천원, 그리고 인터넷 1만8천원. 유지비는 다 합쳐도 60만원 미만이다. 집도 근처에 있어서 밥값도 얼마 안 든다.

 

서점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을 꼽아본다면?

첫째로,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는 기획이면 여과 없이 실행해볼 수 있어서 좋다. 매월 새로운 주제로 4~5종의 책을 묶어 소개하는데, 메인으로 선정하는 도서 외에도 함께 읽으면 좋을 만한 책 15~20종을 추가로 큐레이션 한다. 그 중엔 오래된 절판 도서도 있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작은 책도 있다. 숨어 있던 책을 서가로 불러내 소개하는 일이 참 재미있다. 모르긴 몰라도 회사였으면 돈이 안 된다고 못했을 거다.


 

3) 머스타드 김도엽 대표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에서 2016년 4월부터 카페 영업을 시작했다. 커피 경력 10년 차, 본인 카페로 독립 전엔 대형 출판사 계열 카페에 약 3년간 근무했다.

 

 

카페 오픈에 비용이 얼마 정도 필요했나?

건물 보증금 1천만원, 인테리어 공사비 3백만원, 에스프레소 머신 4백만원 중반대, 그라인더 1백만원 중반대, 제빙기 1백만원 중반대, 바 설치 비용 1백만원. 다 합쳐서 2천만원 조금 넘게 들어갔다. 개업할 당시에 통장에 한 3백만원쯤 남아있었다. 재료비나 월세 등을 고려하면, 딱 두 달 쓸 수 있는 돈이었다.

 

임차 계약 상황은 만족스러운 편인가?

아니, 좀 비싸게 들어온 거 같다. 8평 정도 되는 골목길 매장인데 114만원을 내고 있다. 월세 1백만원, 부가세 10만원, 관리비 4만원이다. 다른 가게 사장님들이 내 월세 들으면 깜짝 놀라곤 한다. 바로 근처에도 비슷한 넓이로 50만원 내외 하는 곳이 많다. 동네 시세를 같이 파악했어야 했는데, 아픈 실수를 했다.

 

매출이 얼마 정도 나오고 있나?

월 5백만원 정도 나오고 있다. 하루에 커피를 20만원씩 파는 건 절대 쉬운 목표가 아니었다. 그나마 꾸준하면 괜찮겠는데, 날씨에 따른 변동이 굉장히 크다.

 

실제 나가는 비용이 얼마 정도 되는지?

부가세와 관리비 포함 월세 114만원, 원두값 60만원 내외, 우유나 초콜릿 등 부재료비 50만원, 전기세 약 15만원, 여름철엔 18만원, 오픈 비용 대출받은 원리금 상환이 매달 23만원. 추가로 매출에 대한 부가세, 머신 유지 비용 등 고려하면 한 달에 대략 3백만원쯤 비용이 발생하는 거 같다.


 

4) 버섯집 홍창민 대표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서 2016년 12월부터 식당 영업을 시작했다. 식당 오픈 전에는 의류 분야 회사에 약 12년간 근무했다.

 

식당 위치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했나?

배우자가 성수동에 권리 없는 건물을 찾았고, 큰 고민 없이 계약했다.

 

월세가 얼마 정도 되나?

넓이 10평에 부가세 별도로 2백만원이다. 부가세를 포함하면 220만원. 여기에 약간의 관리비가 더해진다. 건물주가 임차료를 매년 올리나? 법정 상한선 꽉 다 채워서 매년 올리고 계시다.

 

처음부터 월세 싼 곳을 고르지 그랬나?

처음엔 부가세 포함해도 180만원쯤이었고,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매년 올릴 줄 알았겠나.

 

식당 오픈 비용은 얼마 정도 들었나?

건물 보증금 2천만원, 인테리어 공사 1천5백만원, 고기 써는 기계랑 냉장고 같은 주방 설비 갖추는 데 1천3백만원, 그리고 에어컨이랑 가구, 그릇 등 사는 데 1천만원 정도 썼다. 모아보면 대략 6천만원쯤 들었다. 공사 다 마치고 통장에 현금은 1천만원쯤 남았다.

 

식당의 비용 구조는?

매출액 기준으로 인건비가 30%, 월세가 10%, 버섯값이 10%, 고기값이 10%, 기타 재료 10%, 공과금 5% 정도. 이상 비용 빼고 나면 마진이 대략 25% 남는다.

 

만족할 만한 수익이 나는 거 같나?

매출은 기대보다 훨씬 많이 나온다. 한 달에 1천5백만원만 팔아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 월평균 2천만원 정도 나오고 있다. 놀랍고 감사한 일이다. 반면 수익은 계산을 잘못한 거 같다. 마진이 5백만원이 되도, 세금 다 떼고 나면 주머니에 남는 돈은 얼마 되지가 않는다. 부가세가 이렇게 무서운 줄 몰랐다.

 


5) 르페셰미뇽 김희정 대표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2017년 11월부터 디저트숍 운영을 시작했다. 숍 오픈 전에는 대기업 계열 상사에 약 10년간 근무했다.

 

 

어떤 기준으로 퇴사 후 할 일을 찾았나?

10년간의 회사 생활에 비추어 여태 무엇이 좋았고 그렇지 않았는지 곰곰이 되짚어봤다. 첫째로, 노력과 성과가 명확하게 연결되는 일을 찾고 싶었다. 회사 일에서 의미를 찾기 어려웠던 게, 이번 일을 끝내면 돈이 얼마가 되는지, 회사에 무슨 기여가 되는지 알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어떤 방식이든 성과가 눈에 보이는 일이길 바랐다. 둘째로,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결과물을 생산하는 일이길 바랐다. 회사에선 보고서 작성이 주업이었는데, 언제든지 숫자로 장난칠 수 있다는 게 너무 싫었다. 정직하게 땀 흘려 움직인 만큼 보람 얻는 일이길 바랐다.

 

다른 회사로 이직할 생각은 없었나?

회사 안에서나 쓰임이 있지, 밖에서 통용될 만한 능력을 키우지 못한 거 같다. 회사에서 시키는 거 다 하는, 말 그대로 대기업 경영일반직 사원이었다. 정확히 뭘 했다 설명하기도 어렵다. 연차가 10년이 되는데도 내세울 기술이 없더라.

 

돈은 대략 얼마 정도 모아두고 퇴사했나?

희망퇴직 위로금 약 1억원, 이런저런 금융상품 해지한 거 7천만원, 합치면 1억7천만원 정도.

 

연봉이 8천만원인데 10년 차 저축이 7천만원뿐이었나?

월급 통장이 곧 카드 정산 계좌였다. 말했듯이 일에서 찾지 못한 보람을 소비에서 찾으려고 했던 시절이 있었다. 7천만원이라도 남았던 게 다행이다.

 

일단 3년은 다녀보고 판단하란 말에 동의하는 편인가?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힘든 것과 맞지 않는 건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3년이란 말이 나온 걸 테다. 정작 본인에게 맞는 일조차 처음엔 힘들 수 있으니 말이다. 잠깐은 버텨보는 거도 방법일 거다.

 

퇴사 이후 공간 오픈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나?

프랑스어를 1년간 공부했고 관련 시험을 봤다. 프랑스에서는 2년간 유학했다. 제과 과정을 먼저 공부했고, 다음으로 초콜릿을 공부했다. 각각 프랑스 국가자격증을 취득한 뒤 귀국했고, 6개월 후 가게를 오픈했다.

 

어학을 1년이나 했나?

아깝지 않은 시간이다. 디저트와 관련된 정보 접근에 있어 프랑스어의 활용성은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유학에 비용은 어느 정도 필요했나?

생활비를 포함해 2년간 1억원 정도 썼다.

 

본인의 가게를 오픈하기 전,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아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나?

당연히 현장에서 일하고 싶었다. 굳이 프랑스 시골까지 국가자격증 취득이 가능한 학교를 찾아간 거도, 학교의 명성보다 국자자격증 유무가 현지 업장 취업에 유리할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가자격증이 대단한 게 아니다. 현지인은 학교 교육 과정 중에 2년 정도 공부하고 17세에 취득하는 기초적인 자격증이다. 하지만 그게 없으면 취업 자체가 굉장히 어렵다.귀국 직후 나이가 삼십 후반이었다.

 

제품이 하루에 몇 개 정도 나오나?

종류로는 3~4가지, 개수는 종류별 5~10개 정도. 하루에 대략 15~40개의 제품이 나온다고 보면 된다.

 

그걸로 가게가 운영이 되나?

당연히 유지가 안 된다. 스튜디오 운영을 병행하고 있다. 제과와 초콜릿 클래스를 진행한다.

 

공간 오픈에 비용은 얼마 정도 필요했나?

가구 포함 20평 인테리어 6천만원, 건물 보증금 2천만원, 오븐이나 인덕션 등 주방 설비 5백만원, 기타 이거저거 더하면 합계 9천만원 정도 들어간 거 같다.

 

오픈 비용을 조달한 방법은?

보증금 2천만원은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받고 은행에서 2%대 금리로 대출을 받아 충당했다. 그리고 회사 다니면서 모았던 돈을 모두 쏟아부었다.

 

가게의 매출 구조를 설명해준다면?

클래스, 주문 판매, 홀 판매 비중이 2:1:1 정도다. 홀 판매 비중을 높이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비용 구조는 어떤가?

부가세를 제외한 월세가 2백만원이다. 부가세를 포함하면 220만원. 다음으로 재료비가 2백만원 내외, 봄가을 기준 전기세 30만원, 손님 주차 비용 20만원 안팎. 다 합치면 5백만원 정도 된다. 추가로 보증금 대출 원리금 상환이 매월 70만원 정도 있다.

 


6) 책바 정인성 대표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2015년 9월부터 책과 술을 함께 취급하는 바 운영을 시작했다. 소비재 분야 대기업에 약 2년간 근무했다.

 

 

퇴사 전엔 어떤 일을 했나?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등을 취급하는 대기업에 2년 정도 근무했다. 브랜드 매니저, 마케터로 일했다.

 

커리어가 아깝진 않던가?

회사에서만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금 공간 운영에도 마케팅은 필요하다.

 

일단 3년은 다녀보고 판단하란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나는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어느 정도 위치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할 만큼의 시간은 가져 보란 말인 거 같다. 3년이란 숫자는 아마도 상징적인 평균치가 아닌가 싶다. 누군가는 1년이면 충분할 수도 있겠고, 누군가는 5년 이상 필요할 수도 있겠고. 

 

회사를 관두게 된 이유는?

성취감에 대한 아쉬움이 가장 컸다. 학생 시절에 혼자 사업을 했었다. 직접 기획하고 생산한 제품을 누군가가 좋아해 주는 걸 보며, 적게나마 세상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고 느꼈었다. 규모는 훨씬 작겠지만, 내가 해보고 싶은 대로,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실패하고 성취할 수 있는 일을 다시 붙잡고 싶었던 거 같다. 또한 개인 시간이 부족한 게 아쉬웠다. 보통 8시 반쯤 출근해서, 야근을 하면 밤 10시 정도, 빠르면 7시쯤 퇴근했다. 근데 야근이 없는 날엔 회식이 생기고는 해서, 집에 가면 결국 잠잘 시간이 돼 버리는 게 늘 아쉬웠다. 월급은 3백만원 내외 정도 됐다. 소비재 쪽 회사들이 타업종과 비교해 연봉이 높은 축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분야였고, 그거로 만족했다.

 

개인 시간이 생기면 뭘 해보고 싶던가?

개인으로서 작은 성취 같은 걸 바랐던 거 같다. 그나마 틈틈이 공부해서 조주기능사 자격증은 하나 땄다. 독립출판으로 책도 한 권 썼고.

 

퇴사 후 무슨 일을 할지 구체적인 그림이 있었나?

작은 공간을 하나 만들고 싶다는 오래된 욕심이 있었다. 책과 술이 함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월급 없는 삶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는지?

내 경우 학생 때 사업해서 모았던 돈, 회사에서 월급 모은 걸 합쳐서 8천만원 정도의 자금이 있었고, 그 덕분에 용기 낼 수 있었던 거 같다.

 

퇴사 이후 공간 오픈까지 어떤 준비가 있었나?

먼저 한 달 일정으로 술 문화가 발달한 일본과 스코틀랜드에 다녀왔다. 이후로 가게 위치 잡고, 인테리어 진행하고, 퇴사 이후 가게 오픈까지 4개월쯤 걸렸다.

 

인테리어는 직접 했나?

작업별로 기술자를 불러서 시공했다. 초기 비용을 줄이고 싶어서 인테리어 사무소에 맡기진 않았다.

 

공간 오픈에 비용이 얼마 정도 필요했나?

건물 보증금 1천만원, 15평 인테리어, 가구, 설비, 용품, 재고 준비 등에 2천5백만원이 들었다. 권리금은 처음부터 없는 건물로 찾았다.

 

영업시간을 줄이는 이유는?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운영자가 공간 안에만 머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가게에서 만나는 사람, 경험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을 거다. 휴무를 늘리고 마감을 당기는 건 집에서 쉬려는 게 아니고(웃음),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걸 피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이다.

 

공간의 비용 구조는?

주류 구매비, 도서 매입비, 부재료비, 전기세 등 공과금, 위생업체, 보안업체 비용 등이 있고, 월세가 1백만원쯤 된다. 그리고 1년에 두 번씩 내는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가 있다. 비용으로 따지면 비중이 꽤 크다.

 

퇴사를 둘러싼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보나?

퇴사는 개인의 상황에 따라 고민하고 결정할 문제지, 유행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퇴사는 누구보다 자신의 마음속 목소리에 집중해 고민할 문제다. 퇴사가 유행처럼 소비되다 보면, 누군가는 자신의 목소리보다 분위기에 휩쓸릴 수도 있다. 그래서 퇴사 관련 책이나 콘텐츠가 많아지는 게 반갑지만 않다. 퇴사는 퇴사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퇴사는 답이 아닌 선택이고, 결과가 아닌 시작이다. 퇴사만큼 퇴사 이후가 중요하다. 분위기나 유행 따라 소비할 만한 대상은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한다.

 

퇴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가 뭘까?

일에 대한 정의가 바뀌는 거 같다. 과거의 일이란 생존, 먹고 삶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더라도 안정적인 돈을 벌면 그걸로 됐던 거 같다. 반면 오늘날 일이란 내 삶의 우선순위와 가치관을 표현하는 수단이 된 거 같다. 회사가 그를 위한 기반으로써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퇴사를 고민하게 되는 거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퇴사에 대한 환상과 현실 사이 가장 큰 괴리는 뭘까?

퇴사하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도 있다. 다만 경제적인 뒷받침이 안 되면 생존의 문제로 돌아가게 될 거다. 매슬로우 욕구 단계 이론을 봐도, 생리와 안전의 욕구는 자아실현에 앞서 만족돼야 하지 않나. 돈이 걸림돌이 돼 버리면, 회사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거다. 회사에 머무는 선택지도 부디 신중히 고려해 보길 바란다. 조직과 시스템이 답답해 보여도 그만한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 일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세무를 포함해 부수적으로 정말 신경 쓸 게 많다. 회사에선 관련 부서에서, 심지어 그 분야 전문가들이 다 알아서 해주지 않나.


7) 오혜 유재필 대표

서울시 은평구 갈현동에서 2017년 9월부터 서점 운영을 시작했다. 서점 오픈 전에는 약 6년간 디자이너로 일했다.

 

 

회사가 뭐가 그리 힘들던가?

첫째로, 일에서 의미를 못 찾았다. 입찰에 목숨을 거는 회사였다. 제안서를 밥 먹듯이 준비해야 했다. 매번 일정이 급박하다 보니, 내가 무슨 목표로 무슨 일을 하는지 돌아볼 겨를조차 없다는 게 답답했다.

 

유동인구가 없으면 장사는 어떻게 하나?

그래서 서점 홈페이지를 열심히 만들었다. 오프라인 매장만큼 온라인 주문에 무게를 싣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서점의 역할만 아니라, 작업실로도 활용이 가능한 공간으로 계획했다. 서점 손님이 없는 시간엔 개인 출판물 작업도 하고, 다른 작가들 책도 출판해보고자 했다. 유동인구가 적은 점을 역으로 이용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굳이 상권을 말하지 않더라도, 거리의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향이나 목적에 대한 공부는 꼭 필요한 거 같다.

 

보통 하루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나?

새로 들어온 책의 경우 책 소개를 준비한다. 내용을 살피고 요약하고, 사진을 찍고 편집하고, 홈페이지와 네이버에 등록한다. 그리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 포스팅해 독자에게 소개하고, 서점 매대에 어떻게 비치하면 좋을지 고심해 진열한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워크숍이나 공연 등 서점 행사 홍보를 위한 글을 포스팅한다. 짬짬이 새로운 행사도 기획해서 알맞은 작가나 음악가를 섭외한다.

 

서점 오픈에 비용은 얼마 정도 들었는지?

건물 보증금 포함해 3천만원쯤 들었다. 권리금은 따로 없이 들어왔다. 보증금은 1천5백만원. 책꽂이 등 가구에 1천2백만원, 에어컨, 컴퓨터, 턴테이블 등 전자제품에 3백만원 정도 썼다.

 

돈은 얼마 정도 모아두고 시작했나?

서점 오픈을 마치고 현금이 1천만원 남았으니, 대략 4천만원 정도 모아두고 시작한 거 같다.

 

현금 외 부동산 등 자산 상황은 어땠나?

갈현동에 5천만원짜리 투룸 전세가 있었다. 3천5백만원은 대출이었고, 내 돈은 1천5백만원쯤 됐다.

 

돈을 좀 더 모아둘 걸 후회하기도 하는지?

이제 와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1천만원이면 여윳돈으로 충분하리라 예상했는데, 5개월만에 바닥이 났다. 오픈 초기 생활비나 월세 대부분을 여윳돈에서 충당해야 했다.

 

서점 월 유지비가 대략 얼마 정도 드나?

월세 55만원, 냉난방비 10만원, 다른 공과금 5만원, 인터넷 요금 3만원, 정수기 렌트값 2만원, 카드 단말기 사용료 1만원, 그 외 택배 포장재 등 잡다한 게 좀 더 든다. 모두 합쳐보면 대략 90만원 정도 된다.

 

서점의 매출 구조는?

책 판매 70%, 공연과 워크숍 30% 정도. 원래는 커피도 팔아보려고 했는데 생각대로 되지 않은 게 아쉽다.

 

매출 분야별로 수익성은 어떤가?

책 판매는 매출의 30%가 서점의 수익이 된다. 공연과 워크숍의 경우엔 아쉽게도 남는 게 거의 없다.

 

유료 행사들 아닌가?

공연 티켓을 보통 1만원에 파는데, 만석이 되어도 10석이라 서점에 남는 건 3만원쯤이다. 워크숍이 그나마 돈이 될 수 있을 텐데, 위치가 위치이다 보니 모객이 좀처럼 여의치 않았다.

 

서점을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을 더 꼽아본다면?

재고 관리에 품이 정말 많이 든다. 독립출판물을 주로 취급하다 보니 바코드가 없는 책이 많다. 때문에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수기로 재고 데이터를 수정해야 한다. 더구나 판매가 발생하는 경로가 오프라인, 홈페이지, 네이버 3곳인데, 데이터 연동이 안 되고 있다. 한 권 팔릴 때마다 3번씩 데이터 수정이 필요하다.

 

오픈한지 1년 반 만에 문을 닫는건가?

지난 1년 6개월 동안 서점을 운영해오면서 가장 높았던 도서 판매 수익이 월 150만원이었다. 대략 5백만원어치 책을 팔면 150만원이 남게 된다. 최고 기록일 때 그랬던 거고, 평소의 수익은 1백만원 정도였다. 그런 가운데 아까 말한 거와 같이 서점 월 운영비가 90만원 정도 든다. 도서 판매 수익에서 유지비를 빼고 나면 한 달에 10만원이 남는 거다. 여태 매월 10만원으로 주거, 식비, 통신, 의료 등 모든 개인 지출을 해결해왔다. 의지로만 버티기는 쉽지 않은 거 같다.

 

퇴사를 고민한다면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고생이 곧 불행은 아니다. 편함이 행복과 같은 말이 아니듯, 고생스럽더라도 불행하지 않게 살아갈 방법은 회사 밖에도 많다. 죽으면서 못해본 걸 후회할 거만 같은, 확실하게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감히 퇴사를 추천해주고 싶다. 사람은 태어나서 한 번을 살고, 흘러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내가 퇴사를 결심한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