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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책을 골랐나요?
김민식 PD의 세 번째 책이 나왔다. 책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읽으면서 처음으로 김민식 PD를 알게 됐다. 당시 영어공부법에 대해 관심이 많이 생겨 그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큰 기대 없이 읽었던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어서 열심히 블로그에 3편에 걸쳐 기록했던 기억이 있다.
●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 이전 블로그 포스팅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를 읽고(1) - 향상심의 자세
'영어 책 한권 외워봤니?'를 읽고(2) - 영어공부법
'영어 책 한권 외워봤니?'를 읽고(3) - 시간관리법
책 서문에 저자는 스스로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SF 마니아 겸 번역자,
시트콤 팬 겸 PD,
드라마 애호가 겸 감독,
그리고 책벌레 겸 작가.
취미를 직업으로 바꾸는 게 취미이자 직업인 사람.
'영어 책 한권 외워봤니?'를 읽으면서 참 대단할 정도로 자기관리를 잘하는, 독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이 책에서도 밝혔듯, 작가님은 글쓰기와 말하기 실력을 키우기 위해 2016년 한 해 동안 250권의 책을 읽으며 매일 원고를 썼고, 그 결과물로 베스트셀러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을 냈다.
작가님이 두번째로 낸 책 “매일 아침 써봤니”는 읽어보지 못한 채 세번째 책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가 나왔다. 이번에 여행업계와 밀접한 산업군에서 일하게 되면서, ‘여행’이라는 단어가 내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로 다가왔다. 그래서 여행과 관련된 책에 한번 더 눈길이 가고 있는데, 이 책도 그 중에 하나다.
그래서, 마음에 들었나요?
책을 읽으면서, 참 김민식 PD님 다운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 특유의 친절한 문체로, 후루룩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마치 동네 삼촌과 맥주 한잔 기울이면서 들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
사실 작가님의 여행은 내가 추구하는 여행 스타일과는 상당부분 다른 점이 많았다. 그래서 사실 공감이 안가는 부분도 많았기에 개인적인 평점은 별 세 개.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새삼 모든 사람마다 각자를 드러내는 자기만의 ‘여행법’이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여행'을 다시 정의해본다면?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것이다. - 마르셀 프루스트
나는 항상 새로운 경험에 열려있다. 아니, 오히려 새로운 경험에 집착할 정도다. 좋게 포장하자면 경험수집가. (일명 경험충.) 경험수집가의 여행은 3가지 키워드로 요약해볼 수 있다.
#로컬 #공간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현지의 아름답고 이색적인 공간을 경험하고 느끼는 것.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하루를 살아가는 것. 여행을 통해 나의 경계를 넓혀나가는 것. 내가 여행을 사랑하는 이유다.
책에 소개된 곳들 중 가장 가고 싶었던 여행지는?
대만 가오슝,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아프리카 탄자니아, 미국 뉴욕, 일본 오키나와. 책에 소개됐지만 모두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미지의 여행지들이다. 그 중에서도 더 가고싶어진 여행 코스는 대만 가오슝. 작가님이 말씀하신 코스를 읽으며 이미 가오슝에 와있는 나를 상상할 수 있었다.
작가님의 개인 블로그 http://free2world.tistory.com 에 많은 글들이 올라온다고 하니, 앞으로도 종종 찾아 들어가볼 생각이다.
[인상 깊었던 구절들]
배우 하정우 씨가 《걷는 사람, 하정우》(문학동네, 2018)라는 책을 냈어요. 책을 읽고 느꼈어요. ‘아! 이분, 많이 걷는구나.’ 걷는 사람은 끊임없이 자신이 누구인가를 고민할 수밖에 없어요.
김명철 박사는 《여행의 심리학》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여행은 이야기다! 길고 짧은 것을 떠나서, 좋고 나쁨을 떠나서, 비싸고 싼 것을 떠나서, 성격과 취향을 떠나서, 모든 여행은 사건을 겪는 주체가 명확하고 뚜렷한 시공간적 배경이 있으며 사건의 흐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훌륭한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이야기를 썩히면 죄가 된다. 우리 자신의 경험에 충실하지 못한 죄, 행복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망각의 강으로 떠내려 보낸 죄,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여행이라는 극진한 경험을 부추기지 못한 죄 말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준비하는 동안의 설렘을 누리고, 여행하는 순간에는 현재를 즐기고, 다녀와서는 기록을 통해 오래도록 여행의 추억을 즐기는 것, 그것이 여행의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방법 아닐까요?
김선진 교수는 재미의 3대 요소를 ‘FUN’이라는 약자로 설명해요. 첫째, F는 Free입니다. 자유로운 선택을 의미해요.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해야 재미있지요. 둘째, U는 Unfamiliar예요. 익숙하지 않은 일에 도전할 때 재미가 생겨요. 늘 하던 일만 반복하는 건 재미없잖아요? 셋째, N은 Network예요. 다른 사람과 새로운 인연을 맺는 것도 재미입니다.
여행자는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자고 싶은 곳에서 잡니다. 여행은 자유로운 선택으로 가득하지요. 익숙하지 않은 풍경, 언어, 사람, 음식을 만나는 새로운 경험이고요. 여행지에서 만난 새로운 인연과 경험은 내 삶의 외연을 확장합니다.
‘100세 시대, 퇴직 후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이런 고민들 많이 하시지요. 저는 한국보다 물가가 싼 나라에 가서 장기 여행을 하며 살고 싶어요. 한 곳에서 3개월씩 길게 사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