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해외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설레는 순간 중 하나. 면세점 쇼핑.
하지만 면세점 쇼핑은 생각보다 까다로운 기준들이 있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장바구니에 주워담다 보면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따라서 한번 제대로 정리를 하고 가는 것이 좋다.
면세점이란?
면세점이란 말그대로 면세(免貰), 즉 세금(소비세, 수입품의 관세 등) 없이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세금이 안붙다보니 당연히 가격이 일반 로컬 가격보다 기본적으로 저렴할 가능성이 크고, 면세점에서 자체적으로 하는 다양한 할인행사나 적립금들을 알뜰하게 챙긴다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득템할 가능성이 높다.
TAX FREE VS DUTY FREE
혼동하기 쉽지만, Tax free와 Duty free는 엄연히 다르다. Tax Free는 부가가치세(혹은 소비세)의 면세를 의미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주세, 교육세, 특별소비세, 담배소비세 등의 모든 세금을 뺀 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면세(免貰)', 즉 Duty free가 된다. Tax Free, Duty Free는 각각 사후면세점, 사전면세점으로 구분된다.
일본여행을 가면 상점 곳곳에 Tax free 팻말을 붙인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일본은 외국인 대상 구매 후 소비세 8%를 면제해주는 사후면세점이 활성화되어 있다. 일본은 즉시환급제도를 통해 5,000엔 이상 구매 후 면세전용 계산대에 여권을 제시하면 소비세를 제해준다.
정부는 왜 굳이 면세를 해줄까?
정부가 귀중한 조세수입원을 마다하고 국민들에게 면세를 허용해주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사실 면세점은 엄밀히 말해서 외국인들을 주요 타겟으로 하는 외화벌이 사업, 즉 수출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냉정히 말하자면 내국인 고객은 주고객인 외국인 고객에 플러스 알파 정도일 뿐이다. 내국인의 경우엔, 외국에 선물할 제품을 구매하거나 해외여행 중 사용될 물품에 한해서 면세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구매 한도 및 면세 한도가 상대적으로 훨씬 적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외국인의 경우, 우리나라의 물건을 구입한 후 나가는 것이라 수출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정해진 한도가 없다.
우리나라 최초의 면세점은?
우리나라 최초의 시내면세점은 1979년 오픈한 동화면세점이다. 현재 국내 1위, 세계 2위의 롯데면세점은 1980년 1월 21일 첫 매장을 오픈했다. 1983년 이후 국민들이 본격적으로 해외여행을 떠나기 시작했고, 88올림픽을 계기로 자유여행이 본격화되면서 1989년 해외여행객 100만명 시대에 도달하면서 자연스럽게 관광객을 고객으로 삼는 면세점 산업의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 해외여행객 규모는 어느 정도?
여행신문의 한 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1년동안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출국하는 사람들은 2,870만 명이나 된다. 한달로 나눠보면 약 239만 명이다. 한국인 두 명 중 한 명이 해외에 나간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옆나라 일본보다 1년에 1,000만명 가량이 더 해외에 많이 나간다. 즉 일본의 경우 2017년 기준 7.7명 중 1명이 해외에 나가는 꼴이라 하니, 생각보다 엄청난 규모다.
구매한도와 면세한도, 뭐가 달라?
처음 면세점을 이용할 때 가장 헷갈리기 쉬운 개념이 바로 면세 구매 한도와 면세 한도다. 사실 이렇게 구매한도와 면세한도가 구분되어 있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우리나라 뿐이다. 각 나라의 관세법에 따르면 중국은 8,000위안, 일본은 20만엔까지 관세를 면제한다. 19년 7월 26일 환율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중국은 약 137만원, 일본은 217만원까지 면세가 가능하다. 심지어 중국 하이난섬의 경우엔 면세 한도가 3만 위안이다. (홍콩은 더 나아가 관광 진흥을 이유로 외국인에게는 아예 쇼핑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내국인 대상 면세품 구매 한도는 $5,000, 면세 한도는 $600이다. 구매 한도에 비해 면세 한도가 한없이 적다고 느껴질 수 있는데, 이는 다 이유가 있다. 앞서 설명했듯, 내국인의 경우 정부가 면세품을 허용하는 이유는 외국에 선물할 제품을 구매하거나 해외여행 중 사용될 물품을 구매할 경우다. 따라서 구매한도는 면세품을 사는 당시에 적용되는 기준 금액인 것이고, 신나게 해외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에는 $600불 어치의 면세품만 국내에 재반입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면세점 구매 한도: $5,000 ~ $5,600(입국장 면세점 이용시)
→ 2019년 9월부로 면세점 구매한도가 기존 $3,000에서 $5,000로 상향 조정된다. 반가운 소식. 정부가 구매한도를 올리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해외 소비를 국내로 돌리기 위함이다. 사실 구매한도가 $3,000에서 $5,000로 오른 것은 꽤 의미가 큰데, 이로 인해 내국인들 또한 면세점에서 롤렉스 등 $3,000이 훌쩍 넘어가는 고가시계나 보석들을 사갈 수 있게 된 것이다!
2. 구매한 물품을 국내에 반입시, 면세한도: $600
→ 구매한도는 $5,000로 상향 조정되었지만, 면세한도는 아쉽게도 $600 그대로다. 정리하자면, 국내 시내 및 출국장 면세점에서 $5,000까지 물품을 구매하여 외국에 나갈 수 있지만, 국내 재반입시, *입국장면세점 구매까지 포함하여 600불만 면세되고, 나머지 구매분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국내외 면세점에서 구매한 물품 뿐 아니라 해외에서 구입한 물품, 해외에서 선물받은 것들 또한 과세 대상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2018년 5월부터 관세법 시행령이 개정되어,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600달러 이상의 물품을 구매하거나 현금 인출 시 해당 내용이 세관에 실시간으로 통보된다는 점 꼭 알아두도록 하자.(단, 숙박비, 식비, 항공권 구매 등은 관세 부과와 상관 없는 서비스 사용 내역이므로 관세법과 상관없이 구매 가능하다.)
*19년 5월 인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이 신설되면서 생긴 입국장면세점 구매 한도가 600달러임을 감안할 때 면세점(시내면세점+출국장면세점+입국장면세점) 총 구매한도는 기존 3,600달러에서 5,600달러로 늘어났다.
추가적으로 주의해야할 점은, 출국 시 구매 한도에 국내 브랜드가 한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해외 브랜드 구매한도 이상으로 면세점에서의 구매가 불가능하지만 국내 브랜드를 구매할 경우엔 가능하다. 하지만 입국 시 국내외 브랜드 상관없이 모든 물품에 대해 면세한도에 포함된다. 해외에 사는 지인에게 국내 브랜드 제품을 선물하라는 의미에서 출국 시 구매한도가 없을 뿐 입국 시에는 면세한도에 포함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만약 면세 범위를 초과한다면 얼마의 세금을 내야 하나?
1인 기본 면세 한도인 $600을 초과한 물품의 금액만큼 관세법에 따라 세금을 내야 한다. 자진신고시 관세의 30%(15만원 한도)가 감면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각 물품마다 관세 범위가 다르다. 예를 들어 면세점에서 $1,200 노트북을 구매할 경우, 관세법에 따라 구입가인 $1,200에서 면세한도인 $600을 초과한 $600분의 10%의 세금 $60을 관세로 납부하면 된다.
동일 품목일 경우라도 구입 금액에 따라 관세가 다르게 매겨진다. 예를 들어 면세점에서 200만원 이하의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구입가의 10%의 세금을 납부하면 된다. 그러나 200만원 이상의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기타품목으로 분류되어 세율이 30%가 된다.
면세 범위를 초과한 물품의 예상 세액을 조회하고 싶다면 해당 사이트를 방문해보자.
주의할 것은, 해당 사이트의 경우 산출된 예상세액이 총구입물품을 과세가격으로 산정한 금액이기 때문에 보다 더 정확하게 계산을 하려면 1인 기본면세범위인 미화 600불을 공제하여 계산해야 한다.
인터넷 면세점을 이용한 경우, 단순히 내가 최종적으로 지불한 금액이 아닌, '면세한도 적용범위' 금액을 봐야 한다. 즉, 인터넷으로 물품을 구매할 경우, 적립금, 제휴 쿠폰, 세일 등 다양한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세일 등 모두에게 주어지는 보편적인 할인가의 경우 면세 혜택에 포함되지만, 개인적으로 적립금을 사용한 금액분은 면세 혜택에서 제외된다. 예를 들어 $800 짜리 물건을 할인쿠폰으로 $30달러, 적립금 $50을 사용해 $720에 구매했다면 면세 한도 적용 범위는 $770이 된다.
면세 범위를 초과한다면 무조건 세관에 신고를 해야 하나?
면세점에서 특정 금액 이상을 사면 세관으로 그 리스트가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사람들을 모두 다 검사하진 않는다. 한마디로 복불복이다. 단, 미신고로 인한 가산세가 40%, 자진신고불이행으로 인한 횟수가 2년 내에 2번을 넘어설 경우 60%의 가산세가 붙기 때문에, 미리 자진신고를 하는 것이 좋다.
술, 담배, 향수는 추가 면세 가능품목인가?
사람들이 흔히 헷갈려하는 것 중 하나가 술, 담배, 향수의 경우 어떻게 계산을 해야 하느냐는 점이다. 다행히도, 앞서 설명한 구매한도 및 면세한도와 별도로 주류, 담배, 향수는 특별면세범위로 정해 면세한도 600달러에 포함되지 않는다.
※ 추가 면세품목
▶ 주류 1병 (1리터 이하 & 400달러 이하)
▶ 담배 1보루(200개비) 이하
▶ 향수 60ml 이하
술의 경우 1리터이거나 400달러 이하, 둘 중 하나의 조건만 충족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1리터 이하이면서 400달러 이하여야 한다. 향수의 경우 반드시 단일 품목 60ml일 필요 없이, 총합 60ml이면 면세 가능하다. 즉, 30ml짜리 향수 2병을 사면 면세 범위에 포함된다.
만약 주류, 담배, 향수 구매시 면세 범위를 초과한다면?
가격(400달러 이하)이나 용량(1리터 이하)을 초과한 주류는 면세를 전혀 받지 못한다. 예를 들어 $1,000 술 1병을 구매했을 경우 면세범위 $400를 초과했기 때문에, 차액 $600이 아닌 전체 금액 $1000에 대해 과세를 하게 된다. 주세법에 의거해 위스키는 155%, 와인은 68%, 맥주는 177%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꼭 한도를 지켜 세금 폭탄을 맞지 말자!
공항(출국장) 면세점에서의 구매 물품은 세관에 신고가 되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외가 있다. 즉, 출국장 면세점에서는 $200 이하 물품의 경우 세관에 따로 신고되지 않는다. 단, $200이 넘어가는 물품들에 대해선 예외 없이 신고가 된다.
면세점에서 산 물건을 해외에서 사용한 후 다시 가져와도 과세 대상인지?
물론 과세 대상이다. 해외여행을 가기 전 국내 면세점에서 $1,200짜리 시계를 사서 해외여행을 하는 동안 사용한 다음, 다시 한국으로 재반입할 경우, 시계를 여행 중 사용해서 중고품이 되었을지라도 세금이 부과된다. 이러한 경우 중고물품의 감가상각을 고려해 과세기준금액을 낮추어 세금을 부과한다고는 하는데, 세관에 따라 해당 고려가 안 될 가능성도 높은 점 주의하도록 하자.
면세한도는 가족 동반 합산이 가능한지?
이제 상황별 면세한도 합산 가능 여부에 대해 알아보자. 단일품목 $600 이상의 제품이 없을 경우 동반가족 합산이 가능하다. 여기서 동반가족이라 함은, 주민등록상 같이 거주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즉, 600달러 이하 제품들을 여러 개 구매할 경우, 동반가족 수에 면세한도를 곱한 금액만큼 면세 받을 수 있다. 이 때 한 사람의 카드로 모두 구입해도 된다. 예를 들어 아빠의 카드 하나로 본인이 쓸 제품 600달러 이하, 아내가 쓸 제품 600달러 이하, 총 1,200달러를 결제해도 괜찮다. 하지만 단일품목이 600달러를 초과하는 경우는 무조건 과세 대상인 점 주의하도록 하자.